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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W Editing in Lightroom : IV. 나의 사진 철학

by 닭둘기º 2024. 9. 22.

IV. 나의 사진 철학(My Photograchic Philosophy)

Tree of the lakes Lake District, October 2023.

 

 이 책은 촬영 후 편집에 초점을 맞추고 있지만, 이는 창작 과정의 한 단계에 불과하다. 이번 글에서는 사진에 대한 보다 일반적인 조언을 공유해보고자 한다.

 

 수년 동안 나는 많은 사진작가들이 스스로 정한, 때로는 편협한 사고방식을 가지고 있는 사진작가의 영향을 받은 임의적인 규칙에 의해 제약받는 것을 관찰할 수 있었다. 인간은 본능적으로 안전한 것을 파괴할 수도 있는 변화를 두려워하고, 저항하는 경향이 있다. 사진이 예술로 인정받기 시작한 것이 역사적으로 그리 오래지 않은 것처럼, 아직도 포트폴리오에 디지털 사진을 넣는 것을 고려하지 않는 미술관도 있다. 이러한 미술관은 오로지 아날로그 사진만이 예술이라고 주장하며, 필름 사진 역시 창의성이나 예술가의 개입이 없는 순전히 기계적인 과정으로 치부되던 시절이 있었다는 사실을 잊고 있다. 

 

 나는 디지털 사진, 그리고 그 과정이 결국 그 자체로써 예술로 인정될 것이라는 것을 의심하지 않는다. 이는 아마도 다음 단계, AI가 등장하여 우리가 지금 행하는 것을 과거로 만들 때 일어날 것이다. 우리는 흘러간 옛날을 향수(Nostalgia)를 갖고 바라볼 것이며, 사진이 여전히 '진짜' 였던 시절에 대해 이야기할 것이다.

 

 예술은 주관적이다. 모나리자는 500년 전에 그려졌고, 예술계에서 항상 높은 평가를 받아왔지만, 20세기 초 루브르 박물관에서 도난당하기 전까지는 세계적인 명성을 얻지 못했다. 수십 년 동안 무시당하다가 죽은 후에야 명예의 전당에 들어간 예술가들의 예는 셀 수 없이 많다. 향수가 여기서도 큰 역할을 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무엇보다도 불안다. 대중이 기꺼이 따르려는 것은 예술가가 새로운 길을 개척한 후에야 가능한 것이다. 새로운 매체가 확립되어야만 우리는 그것을 감히 예술이라고 부를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일부 사진작가는 그들이 모방하려는 사진의 거장들이 당시로써는 미래지향적이고, 최신 기술의 필름을 사용했음에도 불구하고 스스로 과거에 갇혀버리고 마는 것이다.

 나는 당신이 사진으로 무엇을 해야 하고 하지 말아야 하는지 말하려고 하지는 않을 것이다.당신은 당신만의 길을 개척해야 한다. 나는 당신이 스스로 정한 규칙이 당신 내면에서 나오고, 외부의 잣대에 기반하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사진에서 가장 해로운 믿음은 바로 '남길 사진의 비율(원문 : keeper ratio)'의 개선이 필요하다는 것인데, 이는 훌륭한 사진작가는 훌륭한 결과물이라는 것을 알 때만 셔터를 누른다는 잘못된 개념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나는 이것이 여러 면에서 매우 잘못되었다고 생각한다. 물론 카메라를 기관총처럼 연사하고, 한 장만 얻어 걸리기를 바라는 태도가 좋은 것은 아니지만, 실험은 좋은 예술 작품을 만드는 데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완벽한 한 장을 기다리다보면, 결코 완벽한 장면을 얻지 못할 수도 있다.

사진은 대부분 타이밍에 관한 것이다. 다시 말해, 적절한 장소에 적절한 시간에 있는 것이라 할 수 있다. 훌륭한 사진작가와 평범한 사진작가의 차이점은 훌륭한 사진작가는 자신이 적절한 장소에 적절한 시간에 있다는 사실을 인식하고 그것을 포착할 준비가 되어 있는 반면, 평범한 사진작가는 훌륭한 사진작가가 어떻게 그 사진을 찍었는 지 궁금해하기만 한다는 것이다.

 소파에 편히 앉아서 생각하는 것만으로는 사진적 비전을 얻을 수 없다. 거장들로부터 영감을 얻는 것은 분명 매우 중요하지만, 자주 나가서 많은 사진을 찍지 않는 한 당신만의 스타일을 개발할 수 없다. 더 많이 시도 할수록 더 좋아질 것이다. 그리고 더 오래 할수록 더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 물론 자신의 작업을 되돌아보고, 개선해야 할 것이다.

 나는 사진을 평생의 여정으로 생각하고 싶다. 결승선이 없는 여정이자, 마침내 '내가 해냈어!'라고 외칠 수 있는 산 정상에 오르는 것이 아니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우리가 성장함에 따라 사진도 성장할 것이다. 목표 지점은 점점 더 멀리 이동할 것이다. 우리는 이 일을 매우 장기적으로 할 것이다.

인간이 참여하는 모든 활동과 마찬가지로, 사진은 적절한 수준의 도전 과제가 필요하다. 너무 쉬우면 결국 지루해지고, 너무 어려우면 아예 하지도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디지털 사진은 카메라가 대부분의 기술적 작업을 대신해 주기 때문에 사진을 찍는 과정을 정말 쉽게 만들었다. 그래서 요즘 많은 사람들이 필름을 사용한다고 생각한다. 수동 조작은 무언가 좀 더 도전적인 과제인 것 같고, 더 보람차게 느껴진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우리가 만드는 사진이 더 나아지지는 않는다. 

 나는 도전은 장비에서가 아니라 우리가 만들고자 하는 것에서 나와야 한다고 생각한다. 예를 들어, 나는 모두가 아직 잠들어 있는 이른 아침에 나가서 긴 산책과 하이킹을 하고, 먼 곳을 여행하고, 몇 주 동안 차에서 살고, 짙은 안개나 눈보라와 같은 힘든 날씨에 사진을 찍는 것을 좋아한다. 이렇게 하면 사진을 찍는 것이 더 도전적이면서도 보람도 느껴지며, 내가 마주하는 독특한 조건 때문에 더 나은 이미지를 만들어 낼 수 있다.

 오래된 수동 필름 카메라를 사용하는 데 즐거움을 무시하는 것은 아니다. 나는 Bronica SQ-Ai 중형 포맷 필름 카메라를 사용하는 것을 정말 즐겼다. 만약 그것이 당신을 밖으로 나가 세상을 탐험하도록 만드는 것이라면 그것으로 족하다! 필름 대 디지털, 수동 대 자동 촬영... 이 모든 부질없는 논쟁은 오로지 사진가들에게만 중요하다는 것을 알아두길 바란다. '어떻게(역주 : 어떤 장비를 사용하느냐)'가 흥미로운 스토리와 좋은 판매 피치를 만들어낼 수도 있겠지만, 나는 사진이 스스로 말할 수 있어야 한다고 믿는다. 나는 '무엇'과 '왜'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카메라를 많이 사용할수록 카메라에 대해 더 많이 알게 된다. 특히 거장들의 작품을 많이 볼수록 시각적 언어가 더 발달한다. 결국 장비와 구성 도구는 우리의 손과 발이 될 것이기 때문에 적절한 시기에 적절한 장소에 있을 때 비전을 포착하고 실현할 준비가 된다. 일생에 한 번뿐인 기회를 맞이했을 때  장비 때문에 문제가 생기거나, 장비 때문에 눈 앞에 있는 것을 인식하지 못하는 것보다 더 나쁜 일은 없다. 그래서 꾸준한 연습이 매우 중요하다.

 카메라가 방해가 되어서는 안 된다. 어떤 장비를 선택하든, 나는 그 장비가 나를 위해 있는 것이지, 내가 장비를 위해 있는 것이 아니라고 믿는다. 사진은 나와 내가 촬영하는 대상 사이의 대화이다. 피사체를 연구하고 감상하는 것보다 카메라를 보는 데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한다면 잘못된 방법을 사용하고 있는 것이다. 카메라보다, 카메라 앞에 있는 것에 주의를 기울이자. 기억하자. 클릭 한 번이면 최고의 사진을 만들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