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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경사진의 예술, 과학과 기술 : I. 쉬워보이는 풍경 사진

by 닭둘기º 2024. 10. 14.

I. 쉬워보이는 풍경 사진(Landscape Photography Looks So Easy)

figure 1-1 Jagged Mountain reflected in an unnamed lake, Weminuche Wilderness, Colorado

 

 훌륭한 풍경 사진을 찍는 것은 간단해 보인다. 카메라는 결국 눈과 다름없으니 말이다. 눈은 망막에 상이 맺히는 수정체를 가지고 있어서 망막을 통해 보게 되며, 카메라는 필름이나 디지털 센서에 상이 맺히는 렌즈를 가지고 있어서 사진을 만들 수 있다. 그러니 뭐가 그렇게 어렵겠는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거의 모든 사진작가가 이런 경험을 했을 거라고 생각한다. 하이킹을 떠난다. 그곳에서 깊이 감동을 주는 무언가를 본다. 나의 마음을 움직였던 바로 그 장면에 카메라를 향하고 셔터를 누른다. 분명 내 사진 인생에서 가장 걸작을 만들었을 것이라 확신이 든다. 하지만 나중에 사진을 컴퓨터에 다운로드해서 전체 화면으로 보면, '아... 이렇게 나오리라고는 상상도 못했는데.'라며 탄식이 나온다. 왜 사진이 실패했을까?

여기 실패 원인의 단서가 될 만한 이야기가 있다. 백내장은 눈의 결함으로 인해 수정체가 불투명해져 빛이 망막에 도달하지 못하는 증상이다. 20세기 초 안과의사들은 선천성 백내장을 교정하는 방법을 개발했다. 태어날 때부터 시력을 잃은 사람들이 간단한 수술을 통해 갑자기 볼 수 있게 된 것이다. 아니, 볼 수 있게 되었을까? 그들의 망막에는 선명하고 뚜렷한 상이 맺혔지만, 여전히 기능적으로는 시력을 잃은 상태가 유지되었다. 수술을 받은 사람들은 그림자를 단단한 물체로 착각했다. 또한 특이한 각도에서 보았을 때에는 일반적인 물체를 알아볼 수 없었다. 얼굴을 알아보는 데에도 어려움을 겪었으며, 읽는 법을 배우는 것도 매우 어려워했다. 결국 많은 사람들이 보는 것을 포기하고, 수술 후에도 다시 시각 장애인으로 살아갔다. 어떤 환자는 시력을 회복하지 못했을 때 촉각으로 인지했던 일부 물체를 시력을 회복한 즉시 알아볼 수 있었지만, 다른 물체를 알아보는 것은 훨씬 더 어려워했다. 망막에 맺힌 물체의 이미지 자체는 모호하다. 멀리 떨어진 큰 물체일 수도 있고, 훨씬 더 가까운 비슷한 모양의 물체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물체가 움직이거나, 보는 사람이 움직이거나, 둘 다 해당될 수 있기 때문에 상이 망막을 가로질러 이동할 수도 있다. 인간의 뇌는 평평하고 모호한 이미지를 엄청난 양의 정보처리를 수행하여, 안정적이고 3차원이며 감정적으로 의미있는 세계에 다한 인식을 만들어낸다. 

 

따라서 망막에 상이 맺히는 것은 분명히 보는 것의 '시작'에 불과한 단계이다. 이와 마찬가지로 연상적(evocative, 聯想的) 사진을 만드는 것은 피사체를 향해 카메라를 향하고 셔터를 누르는 것보다 훨씬 더 많은 것을 포함하게 된다. 그것은 통찰력 있고 의도적인 행위여야 한다. 사진은 이미지가 영향을 미치는 데 필요한 모든 시각적 단서를 제공해야 한다.

그럼 처음의 문제로 돌아가 보자. 하이킹을 하다가 아름다운 것을 보고 셔터를 누르지만 사진이 실망스럽다. 어떻게 된 일인지 모니터나 프린트를 보는 것은 현실에서 실제 장면을 보는 것과는 다르다.

figure 1-2 Claret cup cactus and dwarf evening primrose, Salt Creek, Needles District, Canyonlands National Park, Utah

 


프린트를 보는 것과 현실에서 보는 것


 프린트를 보는 것과 현실을 보는 것은 아래의 7가지 이유 때문에 다를 수밖에 없다. 차례로 살펴보자.

1. 깊이 지각(Depth Perception)

 

 우리는 프린트와 현실 양쪽 모두에서 사물이 다른 사물과 관련하여 어디에 있는지 파악하기 위해 많은 단서를 사용한다.

 

  - 상대적 크기 : 사물은 멀리 있을 때보다 가까이 있을 때 더 크게 보인다.

  - 중첩 : 사물이 겹쳐져 다른 사물을 부분적으로 가리는 경우 겹쳐서 가려지지 않은 사물이 더 가까이에 있다.

  - 평행선의 수렴 : 예를 들어 철도의 선로는 평행하지만, 멀리 뻗어나가 수렴하는 것처럼 보인다.

  - 빛과 그늘의 패턴 : 예를 들어 우리는 측면광이 비출 때에만 입체인 원과 평평한 원을 구별할 수 있다.

  - 대기원근 : 먼 물체는 가까운 물체보다 더 파랗고, 흐릿하며, 덜 선명하게 보인다.

 

깊이 지각을 위한 이러한 단서들은 사진 프린트와 현실세계에서 모두 작동하지만, 프린트를 볼 때에는 작동하지 않는 두 가지 단서가 있다. 바로 양안시(binocular vision, 兩眼視 : 양쪽 눈의 망막에 맺힌 대상물을 각각이 아닌 하나로 보게 하고, 입체적으로 보게 하는 눈의 기능)와 운동 시차(motion parallax, 運動視差 : 탈것을 타고 달리며 밖을 바라볼 때에, 멀리 있는 것은 그대로 있고 가까이 있는 것만 빠르게 뒤로 움직이는 것처럼 느껴지는 현상)이다. 양안시는 우리가 두 개의 안구로 물체를 볼 때, 가까운 물체를 약간 다른 각도에서 보기 때문에 발생한다. 오른쪽 망막에 맺힌 상은 왼쪽 망막에 맺힌 상과는 약간 다른데, 우리의 시지각 체계는 이 두 개의 상을 융합하여 깊이에 대한 인식을 제공한다. 운동시차는 머리를 움직일 때 두 물체의 상대적 위치를 변하는 방식을 말한다. 예를 들어, 겹쳐진 두 물체는 우리가 움직여 다른 각도에서 장면을 보면 더 이상 겹치지 않을 수 있다.

 

양안시와 운동시차가 작동하지 않기 때문에 모든 프린트는 평평하다는 것, 즉 2차원적이라는 것을 즉시 알게 된다. 따라서 일반적으로 풍경 사진에 바람직한 깊이의 환상을 만들어내고 싶다면, 나머지 깊이 단서를 극대화하기 위해 매우 열심히 노력해야 한다. 어떤 풍경에 감정적인 반응을 느꼈고, 사진을 찍으려 마음 먹었다면 마음을 가라앉히고 깊이가 있는 것처럼 보이도록 이미지를 의식적으로 구성해야 한다. 사진을 찍는 동안 깊이가 있었다고 해서, 감상자도 프린트에서 깊이를 볼 것이라고 가정해서는 안된다. '물론 프린트는 평평하지!' 라는 당연한 생각이 떠오를 수도 있겠지만, 사진을 찍는 흥분된 마음 때문에 이 사실을 잊기 쉽다. 이후 다룰 5장에서 깊이감을 만드는 여러 방법에 대해서 자세히 다루도록 하겠다.

figure 1-3 Clearing storm over Mt. Alice, Rocky Mountain National Park, Colorado


2. 제한된 동적 범위(dynamic range, 動的範圍)

 

 인간의 눈은 가장 밝은 명부에서 가장 어두운 암부까지 약 13~14 스톱에 해당하는 밝기 범위를 볼 수 있다. 이에 반해 슬라이드 필름은 약 5스톱 범위에 불과할 정도로 민감하고, 보급형 DSLR은 6스톱까지 기록할 수 있다. 내가 사용하는 캐논 1Ds MarkIII와 5D MarkIII는 모두 극한까지 끌어올릴 경우 약 9스톱까지 기록 가능하다ㅏ. 하지만 전통적인 습식 암실 방식이든, 잉크젯이든 모든 종류의 프린트에는 5 ½스톱 범위까지만 표현할 수 있다. 서론에서 언급했듯이, 풍경 사진에서 해결해야 할 근본적인 문제 중에 하나는 현실 세계의 매우 광범위한 톤 범위를 프린트로 재현할 수 있는 훨씬 좁은 톤 범위로 압축해야 한다는 점이다. 우리의 눈은 발치에 드리운 그늘진 야생화와 일몰에 빛나는 구름에서 풍부하고 다채로운 디테일을 감상할 수 있지만, 디지털 센서는 그럴 수 없다. 센서의 제한된 다이내믹 레인지를 감안하지 않는다면, 명부는 날아가고 암부는 검게 나올 것이다. 6장과 7장에서 다양한 방향에서 이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을 알아보도록 하자.

figure 1-4 Columbine in Ruby Basin at sunset, with Ruby Lake and the Twilight Peaks in the distance, Weminuche Wilderness, Colorado


3. 제한된 감각의 입력

 

 사진 속 꽃 냄새를 맡을 수 없다. 하지만 들판에 서 있을 때는 시각뿐만 아니라 모든 감각이 작동한다. 새들이 지저귀는 소리를 듣고, 햇살의 따뜻함과 얼굴에 불어오는 시원한 바람을 느낄 수 있다. 경치 좋은 전망대까지 몇 시간 동안 하이킹을 한 후 후들거리는 다리에 대한 감각도 있다. 하지만 이에 비해 프린트를 보는 사람은 장면 받아들이는 데 오로지 시각만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사진을 촬영하면서 느낀 감정을 전달하려면 시각적 콘텐츠가 매우 강렬해야 한다. 사진을 촬영하려 할 때, 모든 비(非) 시각적 감각을 의식적으로 차단하고, 뷰파인더를 통해 보는 이미지가 원하는 효과를 그 자체로 만들어 낼 수 있을 지 자문해야 한다.

 

4.명도 항상성(brightness constancy, 明度恒常性)

 

 인간의 눈에는 명도 항상성이라는 속성이 있다. 명도 항상성은 주변 조명의 수준에 관계 없이 장면의 밝기 값 비율이 일정하다면, 물체의 밝기가 같은 것으로 인지하는 시지각 능력이다. 예를 들어, 인간의 눈은 주변 조명의 밝기에 관계 없이 눈(雪)을 밝은 흰색 또는 흰색에 가까운 것으로 인지한다. 물론 카메라에는 주변 조명 수준에 따라 노출을 조정할 수 있는 노출계가 내장되어 있으며, 대부분 잘 작동한다. 하지만 눈(雪)의 경우 사진가가 의식적으로 조정하지 않는다면 실패할 수 있다. 노출계는 평균 18%의 빛이 반사되는 장면의 밝기를 측정한 다음, 해당 장면을 적절하게 노광하도록 설계되어 있으며, 이를 중간 밝기 또는 중간 톤, 흑백 용어로는 중간 회색이라 한다. 하지만 새로 내린 눈에 비친 빛은 약 90%의 반사율을 가진다. 따라서 눈을 촬영할 때 노출계만 믿으면 새하얀 눈이 아니라 회색 중간 톤의 눈으로 표현된다. 눈은 일반적으로 바위보다는 2스톱 더 밝기 때문에, 바위, 나무, 사람의 얼굴 등 장면의 다른 모든 것들은 2스톱 노출부족이 될 것이다.

figure 1-5 Looking south from the summit of 14,018-foot Pyramid Peak at sunrise, Maroon Bells-Snowmass Wilderness, Colorado
figure 1-6 Chair Mountain from Huntsman Ridge, proposed Hayes Creek wilderness area, White River National Forest, Colorado


실제 물체를 볼 때는 눈(雪)에 떨어지는 빛의 밝기 변화를 인간의 눈은 쉽게 보정하지만, 눈(雪)이 심한 노출부족으로 촬영된 프린트를 볼 때에는 인간의 눈이 프린트를 보는 방의 평균 조명에 맞춰 조정되기 때문에, 실제 설경을 볼때처럼 동일한 보정을 하지 않는다. 인간의 눈이 프린트의 눈을 회색이 아닌 흰색으로 인색하려면, 프린트가 걸려있는 벽의 중간 톤 목재 패털보다 약 4배 많은 빛이 반사되어야 한다.즉, 인간의 시지각 시스템은 현실에서 실제 물체를 볼 때는 보정을 자동으로 수행하지만, 프린트를 볼 때에는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현실에서는 중간 회색 톤의 눈을 보기 힘들지만, 사진에서 중간 회색 톤의 눈을 보는 것은 매우 쉽다. 여기에서 눈을 제대로 노출하는 방법에 대한 힌트를 얻을 수 있다. 가장 밝은 톤을 흰색으로 만드는 것이다. 다시 말해, 가장 밝은 눈(雪)을 측광한 다음, 약 2스톱을 더하는 것이다. 여기에 대해서는 6장과 7장에서 보다 자세히 다루도록 하겠다.

5. 색채 항상성(color constancy, 色彩恒常性)

 

우리 눈은 카메라 센서와 다른 방식으로 색채를 인식한다. 디지털 센서와 눈이 400~700나노미터 파장의 빛에 민감한 것까지는 동일하다. 디지털 센서는 완벽하게 간단한 방식으로 색상을 기록한다. 700 나노미터의 빛은 빨간색으로 기록하고, 400 나노미터의 빛은 자색(violet, 보라색이 아님)으로 기록하며, 다른 파장의 빛은 이 사이의 색상으로 기록한다. 하지만 우리의 시지각 체계는 이런 방식으로 색상을 인지하지 않는다. 만약 우리의 시지각이 디지털 센서와 같다면, 물체의 색상을 조명의 색상이 바뀔 때마다 (예를 들어 황색 텅스텐 빛에서 녹색 형광등으로, 붉은 일출 빛으로, 그리고 흰색 정오의 낮 등등) 바뀌는 것으로 인식할 것이다. 우리의 시각 체계는 실제로 두 가지 방법으로 색을 구성한다.

 

첫째, 장면의 서로 다른 부분에서 나오는 빛의 파장과 비교한다.

둘째, 보고 있는 장면을 이미 어떤 색상인지 알고 있는 지식과 비교한다.

 

이러한 특성 때문에 우리는 실제 빛의 색과 상관없이, 장면을 비추는 조명의 전반적인 색상을 흰색으로 받아들이는 경향이 있으므로, 조명의 색상과 상관 없이 흰색 종이를 흰색으로 인지하게 된다.

figure 1-7 King’s crown and skunk cabbage, Cumberland Basin, La Plata Mountains, Colorado


색채 항상성으로 인해 맑은 날에 그늘에 있는 피사체를 촬영할 때는 주의해야 한다. 이러한 그림자를 비추는 빛은 푸른 하늘에서 나오며 이미지에서 강렬한 파란색으로 표현된다. 맑은 날에 그늘에서 생생한 노란색 꽃이나 밝은 노란색 사시나무(aspen) 잎을 촬영하면 마치 병든 녹황색 꽃과 잎이 나오게 된다. 시야의 모든 것이 파란색 빛으로 비추면 인간의 눈은 물체의 색상을 보정하지만, 프린트를 볼 때에는 방의 주변 조명에 이미 적응한 상태이기 때문에 프린트 속의 해당 피사체의 색상을 보정하지는 않는다. 만약 접사 촬영을 하는 경우 카메라의 화이트 밸런스를 그늘, 또는 흐림으로 변경할 수 있다. 하지만 피사체의 배경은 따뜻한 일출이나 일몰 빛이 비추고 있고, 전경은 그늘져 있는 웅대한 풍경을 촬영할 경우에 화이트 밸런스를 그늘, 또는 흐림으로 변경한다면 장면의 햇빛이 비치는 부분에는 이상한 색상이 나타날 수 있다.

figure 1-8 clearing storm over the Needle Mountains, Weminuche Wilderness, Colorado, 카메라 위치를 세밀하게 조정하여 중간 영역의 회색 지대를 최소화했고, 결과적으로 전경의 꽃과 배경의 산맥을 강조할 수 있었다.


직사광선이 비치는 보라색과 파란색 꽃을 클로즈업으로 촬영하면 예상치 못한 색채 항상성 때문에 당황할 수도 있다. 시야에 있는 모든 것이 따뜻한 빛으로 비추기 때문에, 시지각 체계는 빛의 실제 색은 무시하고 꽃에 비교적 흰색 빛이 비추는 것으로 간주하는 경향이 있다. 자주빛 파란색 콜럼바인 꽃은 너무 강한 자홍색으로 표현되어, 마치 새로운 종을 발견한 것처럼 보일 수도 있다.

6. 어수선함(Clutter)

 

우리는 세상을 한 번에 모두 흡수하여 본다고 생각한다. 사실, 우리의 주변시야(peripheral vision)는 좌우로 약 180 º , 위아래로 약 130 º 에 달하는 엄청난 시야각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실제로 우리가 세상을 살펴보는 방식은 약간 다르다. 우리는 매우 제한된 시야각에서만 선명하게 볼 수 있는데, 그 이유는 수용체가 충분히 작고 선명하게 볼 수 있을 만큼 충분히 밀집되어 있는 망막의 영역, 즉 황반이 매우 작기 때문이다. 황반의 시야는 시야각이 불과 1~2º 에 불과하며, 이는 대략 1000~2000mm의 망원렌즈에 해당한다. 세상을 볼 때, 우리의 눈은 관심 지점에 약 300밀리초 동안 고정한 다음, 다음 관심 지점으로 넘어간다. 눈의 움직임은 매우 빠르다. 아마도 25~45밀리초 정도이며, 움직이는 동안에는 실제 지각이 일어나지 않는다. 우리의 눈은 실제로 끊임없이 뛰어다니며, 관심 영역에서 잠시 멈추고 다른 모든 것은 건너뛴다.

하지만 카메라에는 그런 능력이 없다. 이번에도 야생화 들판의 가장자리에 서 있고, 머리 위로 일몰 빛에 휩싸인 웅장한 산이 있다고 가정해 보자. 의식적으로 훈련을 하지 않는 한, 눈은 꽃에서 꽃으로 옮겨 다니며 그 사이의 모든 녹지를 건너뛰고, 산 정상까지 올라갈 것이다. 발 아래에는 실제로 꽃이 몇 송이뿐이고 지루한 회색 암반이 사진의 중간 1/3을 채운다는 것을 깨닫지 못할 수도 있다. 같은 장면의 프린트을 볼 때 시각 시스템은 비슷한 정리(decluttering)를 수행하지 않는다. 우리는 여전히 갑작스러운 눈 움직임을 사용하여 프린트를 살펴보지만 그 효과는 다르다. 그 이유 중 하나는 생리적일 수 있다. 실제 세계를 볼 때 눈은 발치에 있는 꽃에서 높은 산까지 이동하기 위해 큰 호를 따라 움직여야 한다. 일반적인 시야 거리에서 프린트를 볼 때 눈은 훨씬 더 작은 호를 따라 이동하여 모든 세부 사항을 관찰할 수 있다. 또 다른 이유는 문화적일 수 있다. 프린트를 볼 때 일반적으로 액자에 넣어 벽에 걸어 놓는다. 액자에 걸어놓은 작품은 자세히 들여다볼 가치가 있는 것으로 여겨지므로, 더 주의깊게 보는 경향이 있다. 어찌되었든, 우리의 시각 체계는 실제 세계에서는 어수선함면밀히 살펴볼 가치가 있는 것으로 우리에게 제시되므로 더 주의 깊게 보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 이유와 관계없이 우리의 시각 체계는 실제 세계에서는 어수선함을 건너뛰며 보지만, 프린트된 사진에서는 건너뛰지 않는 다는 것이 확실한 사실이다.

figure 1-9 Mount of the Holy Cross, Indian paintbrush and lupine, Shrine Ridge, near Vail Pass, White River National Forest, Colorado

 

7. 초점

 

우리의 눈은 장면을 훑어볼 때 너무 빨리 초점을 맞추고 다시 초점을 맞추기 때문에 그 과정을 거의 의식하지 못한다. 그 결과 우리가 보는 모든 것이 정상적으로 선명하게 보인다. 하지만 주의를 기울이지 않고 촬영한 사진은 현실에 대한 설득력 있는 환상을 만들어낼 만큼 충분한 피사계 심도를 확보할 수도, 아닐 수도 있다. 초점이 맞지 않은 사진은 우리의 눈이 아무리 뛰어난 성능을 가졌다고 하더라도 선명하게 보이게 만들 수 없다.

분명 연상적인 풍경 사진을 만드는 것은 처음 보이는 것만큼 쉽지 않다. 이미 경험해보았겠지만, 보이는 것 자체를 포착하는 것은 어렵지 않다. 카메라를 눈에 대고 셔터를 누르기만 하면 된다. 하지만 우리가 느낀 것을 포착하는 것은 더 어렵다. 가장 어려운 것은, 당신이 느낀 것을 너무나 명확하고 매력적인 방식으로 포착하여 사진을 보는 사람이 사진을 찍을 때 느꼈던 것과 같은 감정을 경험하게 하는 것이다. 그때 사진이 예술이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