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의적인 편집 : 안셀 아담스(Ansel Adams) 『겨울 일출(Winter Sunrise』
2023.10.8
디지털 암실 및 프린팅 워크숍을 진행하며, 나는 안셀 아담스(Ansel Adams)의 아름다운 작품인 「겨울 일출(Winter Sunrise)」을 수업 예시로 사용하는 것을 아주 좋아한다. 이 사진은 '창의적인 편집'의 완벽한 사례이기 때문에 자세히 논의해볼만한 가치가 있다.
사진을 분석해보기 전에, 안셀 아담스가 사진에 어떤 편집 기술을 사용했는지 실제로 여러분이 발견할 수 있을 지 궁금하다. 당신은 특정한 편집의도가 분명하게 눈에 보이는가? 나는 우리 각자가 이미지를 분석하는 데 얼마나 능숙한지, 아니면 우리는 사진을 볼 때 그저 받아들이기만 하는 지 궁금해서 묻는 것이다. 이에 대한 나의 견해는, 위대한 사진은 마치 우리에게 마법 주문을 걸어버려서 사진이 어떻게 구성되어 있는지 생각할 겨를이 없을 정도로, 사진 그 자체에 푹 빠져버린다는 것이다. 물론 '더 나은 사진작가가 되는 법'을 배우는 과정의 하나로, 사진을 분석하는 것뿐만 아니라 '사진을 즐기는 것'도 매우 자연스럽고 긍정적인 일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위대한 사진이 이미지로 우리에게 주문을 걸고, 그것이 '실제(real)'인지 아닌지는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안셀 아담스는 실로 위대한 마술사였다. 그의 사진을 볼 때면 그가 암실에서 네거티브를 조작하는데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는 사실을 알고 있으면서도, 그의 이미지를 믿게 된다. 나에게, 이게 사진의 전부이다.
이미지 분석(Image Analysis)
이제 그의 사진을 핵심 부분으로 나누어 살펴보자. 안셀 아담스의 사진은 네개의 주요 부분으로 나누어 살펴볼 수 있다. 물론 더 있었을 수도 있지만, 내 생각으로는 그가 시도한 것은 이 네부분이 전부인 것 같다. 구분되도록 서로 다른 색상으로 그림에 표시했다.
파란색 영역 : 하늘. 사진의 가장 오른쪽에 있는 구름의 밝기나 강조를 줄이기 위해 가능한 대비를 적게 하여 프린팅 한 것 같다. 구름의 대비가 더 강해진다면, 주의를 끌기 위해 하얀 산과 경쟁하게 되고, 궁극적으로 산이 시선을 사로잡는 힘을 약간 빼앗아 갈 것이다.
주황색 영역 : 눈 덮인 산과 어두운 언덕. 이것은 장면의 대비가 높은 영역이며, 최초로 시선을 이끄는 부분이다. 이 부분이 우리를 사진 속으로 시선을 이끌지만, 시선이 마지막으로 닿는 부분은 아닐 것이다.
연두색 영역 : 지면 부분은 사진에 필요한 부분으로, 이미지에 흥미를 더하는 요소는 거의 없지만, 맥락을 제공하기 때문이다.
빨간색 영역 : 숲과 말. 이 사진에서 내가 '이스터 에그(Easter Egg)'라고 생각하는 부분이다. 컨트라스트가 매우 강한 산을 보고 나서 발견하게 되는 특별한 놀라움이다.
프린트 만들기(Making the print)
이제 안셀 아담스가 어떻게 편집하고, 인화하기로 했는 지 살펴보자. 그가 선택한 방법을 추측해보면 다음과 같다.
파란색 영역 : 아마도 그는 이 부분의 대비를 줄였을 것이다. 그의 목표는 사진의 가장 오른쪽에 있는 흰 구름을 억제하여, 울퉁불퉁한 산맥의 밝기와 경쟁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었을 것이다. 그는 흰 산을 가능한 밝게 만들고 싶어했고, 그렇게 하는 유일한 방법은 사진의 다른 부분에서는 밝은 톤을 억제하는 것이다. 핵심은 무언가를 더 밝게 만들고 싶다면, 그 주변의 모든 것을 어둡게 만드는 것이다. 그래서 나는 안셀 아담스가 하늘을 어둡게 처리한 데에는 두 가지 이유가 있다고 생각한다. 첫째는 산을 더 밝게 보이게 하기 위함이고, 둘째는 구름의 산만함을 억제하기 위해서이다.
주황색 영역 : 이 부분은 사진의 주요 부분이며, 감상자가 실제로 살펴보게 될 부분이다. 아마도 사진에서 가장 '현실에 가까운' 부분일 것이다. 하얀 눈 덮인 산에는 컨트라스트가 센 빛이 매우 강하게 비추었고, 이 때문에 그림자가 매우 선명하게 드러났다. 만약 부드러운 확산광이 비치는 날에 촬영했다면, 아무리 암실에서 대비를 강하게 만들려했더라도 그림자가 부드럽게 나타났을 것이다. 따라서 나는 이 사진을 촬영한 날 컨트라스트가 매우 센 날이었고, 안셀 아담스가 높은 컨트라스트의 피사체인 산을 그대로 두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생각한다.
그 앞의 어두운 곡선의 언덕은, 네거티브에 아무것도 없었다면 급작스레 톤을 분리하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생각한다. 따라서 나는 언덕이 어둡거나, 노출 부족일 것이라 생각하지만, 안셀 아담스는 버닝(burning)을 강하게 넣어 언덕의 어두움을 더 두드러지게 표현했다.
연두색 영역 : 시선이 먼저 산으로 향하고, 그 다음 말에게 향하게 하려면 이 부분의 컨트라스트는 제어 되어야 한다. 그래서 안셀 아담스는 너무 어둡거나, 밝지 않도록 지면의 균형을 잘 맞추어야 했다. 어느 쪽이든 너무 지배적이지 않아야 한다. 시선이 그 위를 훑어 보고, 그 안에 갇히지 않도록 어느 정도 벽지처럼 만들어야 한다.
빨간색 영역 : 이 사진의 '이스터 에그'로, 산에 처음 시선이 끌린 이후에야 보이는 '깜짝 요소'이다. 프린트의 이 부분에서, 안셀 아담스는 말을 둘러싸고 있는 주변 영역을 닷징(dodging)하여 태양이 마치 말이 있는 곳을 비추는 듯한 환상을 주기로 했다. 이를 위해 그는 숲을 밝게 만들기 위해 이 부분에서 인화지를 노출 시키지 않았지만, 말을 닷징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말이 매우 어둡게 보이도록 해야 했다. 이를 위해서 그는 여기에서 대비를 변경했을 것이라 생각한다.
요약(Summary)
이 사진에는 실제로 두 개의 주제가 존재한다. 주요 주제는 극단적인 명부와 암부가 대비되는 산맥이다. 보조 주제는 말 한 마리이다. 시선이 산맥에서 멀어진 후에 보이는 것이다.
주제를 강조하기 위해 안셀 아담스는 이미지의 상당한 부분을 어둡게 처리하고, 두 가지 주제(흰색 산과 말 주변 영역)를 가능한 자연스럽게 밝게 만들었다. 그는 우리의 눈이 처음에는 흰 산과 어두운 언덕의 밝기와 대비에 끌리고, 그 다음 프레임 아래쪽의 말로 바로 이동하도록 훌륭하게 조율했다. 다른 모든 것은 어둡게 하거나, 컨트라스트를 약화시켜 감상자의 눈이 사진의 주요 관심 영역에서 벗어나지 않도록 만들었다.
이 사진은 편집 기술의 걸작이며, 매번 볼 때마다 놀라게 된다.
편집은 실제로 기술이다. 작업의 내재된 의미를 찾고, 그것을 끌어내는 것은 평생의 노력이 필요한 일이다. 때로는 사진의 특정 영역을 강조하기 위해, 관심있는 영역이 돋보이도록 주변 영역은 크게 줄여야 한다. 이 사진은 그 좋은 사례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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